백종환은 건축가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의자를 수집한다. “여기는 알바 알토 Alvar Aalto, 저쪽엔 르코르뷔지에 Le Corbusier, 임스 Eames 부부까지 다 다른 디자인이지만 비슷한 시대에 활동한 디자이너들로부터 탄생한 의자들이에요. 의자에 투영된 존경하는 거장들과 한 공간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죠.” 백종환이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알바 알토다. 아르텍 Artek사의 알토 테이블 하프, 알토 스툴, 체어 66, 체어 611이 세트를 이뤄 집무실 중앙 ‘알바 알토 존’을 이룬다. “건축 작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는 게 없는 분이었어요. 가구뿐 아니라 손잡이, 핸드레일, 창문의 틈까지 꼼꼼히 디자인했죠.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요.” 의자는 형태나 구조, 소재에서부터 탄생 일화까지 백종환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는 존재다. 집무실과 집 양쪽에 다 두었다는 바실리 체어가 대표적인 예. 디자이너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가 학생 시절 자전거 강철관과 가죽으로 만든 샘플 체어를 방 한편에 방치해둔 것을, 교수인 바실리 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가 극찬해 빛을 보게 되었다는 바실리 체어의 탄생 뒷이야기는 ‘같은 것을 다른 시각으로 보라’라는 자신의 철학을 더욱 공고하게 한다. “자전거의 요소를 의자로 활용한 브로이어도, 그 창의성을 알아본 칸딘스키도 모두 자신만의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본 것이죠. 그들의 관점이 없었다면 이 역사적인 의자는 탄생하지 못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