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이 진정한 휴식을 느끼는 캠핑과 수집

A   PERSONA   26

공간 디자이너·더퍼스트펭귄 대표, 최재영

Mar 13, 2025

수집

최재영의 삶엔 취향이 묻어나는 여러 활동이 있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주제는 자연이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가 주어진다면 “두말할 것 없이 홀로 산이나 바다로 떠날 듯하다”고 말한다. 휴식이 필요할 때면 인적이 드문 산속, 시크릿 비치로 떠나 느긋하게 커피를 내려 마시고 간소한 식사를 즐기며 하루를 충만히 보낸다. 그리고 인근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돌, 나뭇가지 등을 줍기도 한다. “자연으로 떠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공건축의 공간은 어딜 가든 일로 연관해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조악하거나 생각이 드러나지 않는 공간, 시샘하게 될 만큼 멋진 공간 모두에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잖아요. 온전히 공간을 경험하며 휴식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에요.” 그곳에서의 감각과 경험을 자신의 공간에서 조금이라도 느끼고자 자연의 물성, 시간의 흐름이 묻어나는 기물들을 채집하기 시작했다. 수집의 기준은 두 가지다. 자연물, 공예품 그 무엇이든 원초적인 자연의 감각이 느껴지는 것, 또 하나는 아프리카, 몽골 등 그만의 장소성 혹은 문화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이런 오브제들은 완벽한 균형, 비례를 갖추지 않았더라도 그의 감각을 세밀히 자극한다.”

“자연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잖아요. 온전히 공간을 경험하며 휴식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에요.”

캠핑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산이나 계곡으로 캠핑을 다녔어요. 집에 차도 없던 시절 온 가족이 짐을 짊어진 채 시외버스를 타고 멀리 떠났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자녀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수고로움을 감내하신 듯합니다.” 그는 부모님의 내리사랑을 자녀들과 캠핑을 다니며 다시 흘려보내고 있다. 큰 아이가 6살이 되던 무렵, 처음 캠핑을 떠났고 그 ‘루틴’은 10년의 시간동안 쭉 이어져왔다. 이제는 캠핑보다 밀도 높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다른 방법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다. “치열한 사회, 빠르게 흘러가는 온라인 환경을 차단한 자발적 고립이잖아요. 아직은 이보다 더 좋은 행위를 못 찾았어요.” 그가 캠핑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또 다른 이유는 떠날 채비를 하는 것부터 돌아오기 위해 텐트를 접는 순간까지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캠핑을 떠나기 전 짐을 싸는 것부터 매우 수고롭습니다.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커피를 마시며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는 일련의 모든 행위를 해내면서 스스로 굉장히 충실히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느껴요. 호텔에 가면 느끼지 못할 감정이죠. 비참여적이며 수동적인 흐름 속에 있는 것보다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제겐 훨씬 더 가치 있는 행위로 다가옵니다.”

에디터 유승현
포토그래퍼 윤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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