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이상훈 교수님과 협업한 2017년 전시 <RE:SPECT>가 늘 생각나요. 타이틀처럼 사람과 사물을 평가하는 ‘스펙’의 정의를 다시 바라보고자 한 전시였어요. 세상은 언제나 양극단의 기준이 공존한다고 봐요. 개인을 바라볼 때조차 사람의 내면, 진정성이라는 기준과 학벌, 재산 등의 프레임이 상충하잖아요. 더욱이 최근에는 양극화가 개인의 생각, 신념을 넘어서 꽤 큰 사회 문제로 자리하는 터라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기죠. 공예 작업에 활용하고 남은 소재나 다이소에서 파는 저렴한 와인잔 등을 활용해 새로운 기물을 만들고 선보이는 전시와 함께, 원데이 레스토랑을 운영했어요. 작고 찌그러진 전시 기물을 사용해 식사하는데 사실 전 굉장히 불편하더라고요. 전시를 기획한 저 또한 어떠한 저항감을 느꼈죠. 그런데 그 과정을 극복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에게 불편함이 필요했구나, 불편하기에 더욱 가치가 있구나’라는 생각에 도달했어요. 중간이 사라지는 현상은 사회가 붕괴하는 것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러한 밸런스를 고민하는 일, 그 불편함을 계속 상기해야 하는 시점이라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