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식은 성인이 된 이후 긴 시간을 한국과 네덜란드, 미국을 유영하듯 오가며 살았다. 밟지 못한 땅에 대한 호기심이나 방랑벽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인근 국가들로 여행을 떠나며 현지인의 일상을 관찰해 왔다. 어느 국가나 먹고 자고 소비하는 행위 자체는 비슷하지만, 어떠한 사물, 상황을 대하는 태도나 사회적 체계, 산업, 역사 모든 것이 결합한 총체가 일상이라는 형식으로 나타나기에 그것들을 깊이 관찰하고자 했다.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가 높아진다고 하잖아요. 디자이너로서 여행을 다니며 이러한 이해도를 쌓은 듯해요.” 해외로 떠날 때면 아주 오래전 선물 받은 다구를 챙긴다. 부피가 작고 옹골찬 생김의 다구들을 캐리어에서 꺼내 차 한잔을 마시면 어디든 내 집처럼 느껴져서다. 이전까지 강문식은 새로운 상태, 장소에 자신을 두는 것이 여행의 목표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는 여행이 “비합리적이기에 더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행위”로 느껴진다고 덧붙인다. “서울이 가장 트렌디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잖아요. 비행기표를 끊고 미국을 가지 않아도 미국 스타일의 카페, 레스토랑을 쉽게 갈 수 있는 지금, 여행의 비합리성을 추구하는 게 저만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투자라 여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