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균형은 애초에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성격상 두 가지를 분리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진우범은 스스로를 그렇게 단언한다. 7시간의 수면과 아침 운동을 제외하면 그의 하루는 온전히 ‘일’을 향한다. 그는 취미도, 수집도 없다고 말하지만, 바다와 서핑 이야기가 나오면 표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바다는 그에게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그저 떠올리기만 해도 편안해지면서 동시에 설레는 장소다. 대학 시절, 패션 회사 인턴십 기간 동안 우연히 접한 서핑이 계기였다. 당시는 겁이 많아 직접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보드 위에서 파도를 타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트이는 듯했다. “서핑을 배우면서 바다는 단순한 휴식처가 아니라, 조금 더 자유롭고 숨통이 트이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어요. 바다는 현실과 다른 리듬으로 존재하니까요.” 일상의 숨가쁜 속도와 달리, 바다는 오직 파도의 박자에 맞춰 흘러간다. 그는 바다를 음식에 빗대어 설명한다.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내고 본질만 남겼을 때 드러나는 고유한 풍미처럼, 바다 역시 군더더기 없는 자유와 직관을 선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