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민의 삶을 관통하는 여행

A   PERSONA   17

디자이너·TRVR 대표, 정승민

Dec 5, 2024

여행 

정승민의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여행이다. “여행은 인생의 축약판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을 통해 내 안에 흩어져 있던 삶의 가치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세월이 흐른 뒤에도 함께 여행을 떠난 이들과 저마다 다르게 새겨진 여행의 기억을 반추하며 조각을 맞춰 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모든 여행이 소중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23년 여름, 딸 리사와 단둘이 떠난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여행이다. “아이 유치원 방학을 활용해 떠난 여행이에요. 아내도 함께하고 싶었는데 영화 촬영과 겹쳐서 가지 못했어요. 둘이 떠나기 좋은 여행지들을 고민하다가 유럽에 머무는 친구들의 추천으로 풀리아로 향했죠.” 손쉽게 작동할 수 있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순간의 기분이나 생각을 휴대폰에 한 두 문장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지닌 그에게 여행기를 책으로 엮어보자는 제안이 이어졌고 올해 여름 책 <우리만의 사적인 아틀란티스>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에게 ‘다시 여유가 주어진다면 어디로 떠나고 싶은가?’를 물었더니 바로 “뉴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젯밤 토니 베넷과 다이애나 크롤이 함께 부른 노래를 들으니 갑자기 뉴욕으로 떠나고 싶더라고요. 작은 바에서 음악을 들으면 행복할 것 같았어요. 쇼룸에 있는 하와이 사진을 보니 하와이로도 떠나고 싶네요. (웃음)”

“여행은 인생의 축약판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을 통해 내 안에 흩어져있던 삶의 가치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세월이 흐른 뒤에도 함께 여행을 떠난 이들과 저마다 다르게 새겨진 여행의 기억을 반추하며 조각을 맞춰 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정승민이 여행을 생각하며 고른 앨범 3


이상순, <다시>

아침 비행기를 선호하는 편이라 늘 새벽에 공항으로 향하는데, 그 순간 듣기 좋은 노래다. 이효리 작사, 이상순 작곡의 노래로 눈 내리는 겨울 바다를 연상시키는 기타와 멜로디가 멜랑콜리하면서도 따뜻하게 들린다.


칼라 블레이 Carla Bley, <Sextet>

비행 중 반복해서 들어도 좋은 음반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칼라 블레이Carla Bley의 마스터피스 앨범으로도 꼽히는데, 특히 수록곡 ‘Lawns’는 아내와 신혼여행 중 프랑스 파리에서 니스로 넘어가기 위해 10시간가량 운전하며 듣던 노래라 더욱 특별하다.


한스 짐머 Hans Zimmer, <Interstellar(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책 <우리만의 사적인 아틀란티스>를 쓸 당시 <미나리>를 비롯해 영화 OST를 즐겨 들었다. <인터스텔라> OST 역시 자주 들었는데, 우주를 주제로 한 영화임에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한스 짐머에게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다룬 음악을 만들어달라” 요청했다고 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하나의 우주를 이룬다고도 느끼는데, 그만큼 섬세한 감정이 느껴지는 앨범이다.


에디터 유승현
포토그래퍼 박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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