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를 누군가의 정체성으로 바라보며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정우성. 그러나 정작 본인은 소비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다. “신용카드를 서른이 넘어 만들었어요. 2008년에 산 유니클로 옷을 아직 입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취향을 위해 큰 돈을 쓰는 타입은 아니에요. 특이하고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는데 선물 받은 것들이 대부분이죠. 귀엽잖아요.” 책장 한편을 채운 명상하는 고양이, 트롤과 같은 피규어들은 그의 취향을 잘 아는 가족, 지인들의 선물들이다. 소비를 통해 그의 정체성을 파악하자면 좋은 물건을 통해 삶이 나아지는 기쁨을 즐기는 사람이다. 값비싼 브랜드, 유명 디자이너의 수작이 아니더라도 제 몸에 맞는 의자와 테이블을 만났을 때의 기쁨과도 같다. “얼마 전에 음식물 처리기를 샀는데 신세계를 만났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좋더라고요. 긴 시간 물건과 브랜드를 취재하면서 기업들이 꽤 진심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걸 배웠어요.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청소기, 가습기 등 잘 만든 제품의 효용을 몸소 깨닫기도 하고요. 요새는 자분자분 여러 물건들을 사보고 있어요. 영상을 만들기 위함도 있지만 직접 물건을 경험하는 것을 통해 좋아하는 소리, 향, 촉감을 찾아가는 일이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