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휘가 손목 위에
새긴 순간들

A   PERSONA   37

카레이서, 강병휘

Jun 5, 2025

손목 시계

강병휘에게 시계는 기계 메커니즘의 가장 조밀한 형태다. “자동차와 시계 모두 작은 부품이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 트레인 gear train 구조를 갖고 있어요. 자동차는 엔진의 힘이 기어를 거쳐 바퀴로 전달되잖아요. 시계도 태엽에서 시작한 동력이 수많은 기어를 지나 초침에 닿아요.” 자동차가 넓은 공간 안에서 큰 힘을 운용한다면, 시계는 4~5mm 남짓한 무브먼트 안에 모든 구조를 응축해낸다. 공학의 정밀함과 손끝의 기술이 동시에 작동하는 장치, 그의 관심은 그 조밀한 움직임 속에서 피어난다. “잘 치러낸 경기를 기념하기 위해 시계를 하나씩 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어느덧 시계들은 시간보다 의미 있는 기억을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뜻깊은 출장의 감각이나 의미 있는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 시계를 구매하기도 해요.” 어릴 적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첫 시계, 계기판을 닮은 전통 레이싱 시계 태그 호이어 모나코 TAG Heuer Monaco, 오메가 Omega와 스와치 Swatch의 협업으로 태어난 초경량 크로노그래프 Chronograph, 심지어는 라면을 끓일 때마다 활용한다는 폴료트 Poljot의 빈티지 수동 시계까지. 각각의 시계는 특정한 시점의 감정과 기억을 품고 있다. "시계들을 보면 그때의 상황과 감정이 떠오릅니다. 가끔 아주 늦은 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시계 소리를 들어요. 조용히 귀 기울이면 각각의 시계가 미묘하게 다른 박동을 들려주죠."

“시계들을 보면 그때의 상황과 감정이 떠오릅니다.”

강병휘의 찰나를 기록한 손목 시계 5


내비타이머1 오토매틱 41, 브라이틀링

2018년 TCR 코리아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하고, 2019년 말레이시아 초청 경기에서도 연이어 우승하며 구입한 브라이틀링 Breitling 시계다. 두 시즌의 성과를 각인했다는 의미로 그는 이 시계를 '챔피언 워치'라 부른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첫 승리를 기록한 물건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모나코 칼리버 12 스티브 맥퀸, 태그 호이어

배우 스티브 맥퀸 Steve McQueen을 주연으로 한 레이싱 영화 <르망 Le Mans>에서 착용하며 레이싱 시계의 아이콘이 된 모델. 사각형 다이얼은 레이싱카의 계기판을 떠올리게 한다. 강병휘는 여기에 타이어 패턴이 펀칭된 스트랩을 더해 레이싱카의 미학을 시계에 그대로 옮겼다. 격렬한 경기 중에는 착용할 수 없지만, 중요한 순간이나 의미 있는 무대에서는 어김없이 손목 위에 올린다.


미션 투더 문페이스 스누피 에디션, 오메가×스와치

가장 최근 경기에서 착용한 시계. 스와치와 오메가의 협업으로 탄생한 에디션 모델로, 플라스틱 기반의 바이오세라믹 케이스 덕분에 놀라울 만큼 가볍다. 손목 위의 무게감이 주는 압박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에겐 실전용으로 손색없는 선택지다.


에볼루션 9 SBGE285, 그랜드 세이코

두 개의 시간을 동시에 표시할 수 있는 GMT 기능을 갖춘 이 모델은 한국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서도 도착지 시각만 따로 조정할 수 있다. 덕분에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크라운을 돌려 현지 시간에 맞추는 일은 강병휘에게 익숙한 루틴이 되었다. 다이얼에는 나뭇결을 닮은 섬세한 텍스처가 새겨져 있어 빛을 받을 때마다 은은한 깊이감을 드러낸다.


에디터 정신오
포토그래퍼 맹민화


Recommended

A PERSPECTIVE is a digital content platform developed througha partnership between Magazine B and Pole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