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휘에게 시계는 기계 메커니즘의 가장 조밀한 형태다. “자동차와 시계 모두 작은 부품이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 트레인 gear train 구조를 갖고 있어요. 자동차는 엔진의 힘이 기어를 거쳐 바퀴로 전달되잖아요. 시계도 태엽에서 시작한 동력이 수많은 기어를 지나 초침에 닿아요.” 자동차가 넓은 공간 안에서 큰 힘을 운용한다면, 시계는 4~5mm 남짓한 무브먼트 안에 모든 구조를 응축해낸다. 공학의 정밀함과 손끝의 기술이 동시에 작동하는 장치, 그의 관심은 그 조밀한 움직임 속에서 피어난다. “잘 치러낸 경기를 기념하기 위해 시계를 하나씩 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어느덧 시계들은 시간보다 의미 있는 기억을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뜻깊은 출장의 감각이나 의미 있는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 시계를 구매하기도 해요.” 어릴 적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첫 시계, 계기판을 닮은 전통 레이싱 시계 태그 호이어 모나코 TAG Heuer Monaco, 오메가 Omega와 스와치 Swatch의 협업으로 태어난 초경량 크로노그래프 Chronograph, 심지어는 라면을 끓일 때마다 활용한다는 폴료트 Poljot의 빈티지 수동 시계까지. 각각의 시계는 특정한 시점의 감정과 기억을 품고 있다. "시계들을 보면 그때의 상황과 감정이 떠오릅니다. 가끔 아주 늦은 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시계 소리를 들어요. 조용히 귀 기울이면 각각의 시계가 미묘하게 다른 박동을 들려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