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연은 새롭게 등장하는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를 작품에 적극 활용하는 것과는 달리, 일상의 삶에선 신문들과 거리를 유지한다고 말한다. "논문을 읽을 때도 전부 프린트해서 밑줄 그어가며 보는 촌스러운 사람이에요. 멋진 사진과 일러스트로 채워진 아트북이나 도록을 사본 일도 거의 없을 정도로, 저에게 책은 곧 텍스트입니다." 긴 호흡의 글을 좋아한다는 그는 한 눈에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더라고, 건조하리만큼 명료하게 내용을 정리한 책을 선호한다. "책은 아니지만 그만큼 좋아하는 것이 에반게리온 시리즈죠. 돌이켜 보면 어릴 때부터 SF 공상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좋아했어요." 다가오는 미래의 사회적, 역사적, 환경적 이슈를 다루며 인간 중심적 사고와 이원론적 존재론에 비판적 반응을 제기하는 그의 작품 세계는 평소 즐겨 읽는 도서 목록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 "재런 러니어의 <지금 당장 당신의 SNS 계정을 삭제해야 할 10가지 이유>는 출간한 2018년에 굉장히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에요. 작업을 위해 AI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경계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AI와 소셜 네트워크가 만났을 때 증폭되는 악영향은 엄청나죠.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길들여질수록 뇌는 힘을 잃어요. 지적, 감성적 마비 상태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책을 읽는 행위는 정말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