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시각을 깊고 두텁게 해주는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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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다반사 콘텐츠 디렉터, 김동욱

Jul 17, 2025

수집

김동욱은 어릴 적부터 도심을 걷는 일을 좋아했다. 초등학생 시절, 주말이면 광화문과 종로 일대의 대형서점과 레코드 가게, 인사동과 안국동 골목을 누볐다. 동네 산책은 놀이였고, 지금의 취향을 만든 원천이기도 했다. 그는 이 경험을 일본어로 ‘겐타이켄(原体験)’, 즉 ‘취향을 형성한 체험’이라 부른다. 그의 걷기는 하나의 동네에서 또 다른 도시로 점차 확장되었다. “도쿄다반사의 기획은 동네에 대한 관심이 지역으로, 도시로 넓어진 결과물이예요. 도쿄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이야기를 성실히 기록하는 도시고, 그 안에는 일본 특유의 집요함과 지속가능성이 흐르고 있어요.” 지금도 그는 도쿄의 고서점 거리 진보초를 자주 찾는다.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아카이브, 사진집, 기록물, 빈티지 레코드를 탐색하고 수집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한 루틴이다. “도시의 문화와 삶을 이해하기 위해 되도록 모든 요소를 동등한 선상에 놓아요. 하나에만 몰두하면 전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직관 때문입니다.” 그에게 수집은 단순한 취향의 표출이 아니라, 관계와 맥락을 발견하기 위한 느린 관찰의 기술이다.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하는 일과 동시에 누군가와 나누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김동욱은 그 간극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 한다.

“도시의 문화와 삶을 이해하기 위해 되도록 모든 요소를 동등한 선상에 놓아요. 하나에만 몰두하면 전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직관 때문입니다.”

김동욱이 모은 축적의 미학이 깃든 도쿄 아이템 3


이토 코 사진집 <도쿄 긴자 1964>

<도쿄 긴자 1964 TOKYO GINZA 1964 >는 도쿄에서 첫 올림픽이 열리는 1964년 전후에 사진가 이토 코 Ko Ito가 긴자를 활보하며 포착한 다양한 동네 풍경이 담겼다. 당시 도쿄는 전후 복구와 경제 성장기를 맞은 시기였기에 생동감 있는 분위기가 장면에서 느껴진다. 실제 경험하지 못한 과거의 도쿄는 주로 책과 사진을 통해 접한 후 특정한 스폿을 직접 찾아가 보거나, 현재 풍경과 비교해 보기도 하고, 서사를 대입해보고 맞추는 작업을 반복하며 도시를 이해한다. 군데군데 비어 있는 퍼즐 조각을 맞추는 일과도 비슷하다.


토라야의 화과자

토라야(とらや)는 도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화과자 브랜드이다. 무로마치 시대 후기인 16세기 교토에서 창업했지만, 도쿄로 수도 이전이 확정되자 왕실 납품 과자 업체였기에 자연스레 도쿄로 진출하게 된다. 토라야는 그동안의 과자 디자인을 모아둔 <과자견본첩(菓子見本帳)>이라는 책을 펴냈고, 책은 고객 주문을 위한 카탈로그로 사용되기도 했다. 기록 중에 제작연도가 기재된, 가장 오래된 자료는 1695년의 ‘오카시노에즈(御菓子之畫図)’다. 현재 생산하는 옛날 과자들은 이 기록에 영감을 받아 개발되었다고 한다. 역사를 충실히 기록해 후대에까지 뛰어난 가치를 전하는 멋진 브랜드다.


재즈 킷사와 와-재즈

‘재즈 레코드를 좋은 오디오 시스템으로 감상하는 다방’인 재즈 킷사는 1960-70년대에 걸쳐 유행한, 일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가게다.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신주쿠에 밀집해 과거 학생운동의 피신처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이야기도 흥미롭다. 같은 시기, 후쿠이 료 Ryo Fukui, 이노마타 타케시 Takeshi Inomata, 타케다 카즈노리 Kazunori Takeda 등과 같은 일본 재즈 뮤지션들이 서구의 모던 재즈 양식에 일본 고유의 정서나 전통 악기들을 접목한 스타일의 음악을 발표했다. 오늘날 일본 감성이 담긴 재즈라는 의미의 ‘와 재즈 WA-JAZZ(和ジャズ)’라는 장르로 발전해, 전 세계 재즈 컬렉터와 DJ에게 재평가받고 있다.


에디터 최선우
포토그래퍼 박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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