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은 어릴 적부터 도심을 걷는 일을 좋아했다. 초등학생 시절, 주말이면 광화문과 종로 일대의 대형서점과 레코드 가게, 인사동과 안국동 골목을 누볐다. 동네 산책은 놀이였고, 지금의 취향을 만든 원천이기도 했다. 그는 이 경험을 일본어로 ‘겐타이켄(原体験)’, 즉 ‘취향을 형성한 체험’이라 부른다. 그의 걷기는 하나의 동네에서 또 다른 도시로 점차 확장되었다. “도쿄다반사의 기획은 동네에 대한 관심이 지역으로, 도시로 넓어진 결과물이예요. 도쿄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이야기를 성실히 기록하는 도시고, 그 안에는 일본 특유의 집요함과 지속가능성이 흐르고 있어요.” 지금도 그는 도쿄의 고서점 거리 진보초를 자주 찾는다.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아카이브, 사진집, 기록물, 빈티지 레코드를 탐색하고 수집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한 루틴이다. “도시의 문화와 삶을 이해하기 위해 되도록 모든 요소를 동등한 선상에 놓아요. 하나에만 몰두하면 전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직관 때문입니다.” 그에게 수집은 단순한 취향의 표출이 아니라, 관계와 맥락을 발견하기 위한 느린 관찰의 기술이다.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하는 일과 동시에 누군가와 나누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김동욱은 그 간극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