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에게 독창성의 가치를 일깨워준 오래된 물건들

A   PERSONA   38

지용킴 디자이너·패션 디자이너, 김지용

Jun 12, 2025

빈티지

김지용은 세월을 머금은 물건을 통해 동시대적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오래된 것을 단순히 낡은 것으로 치부하지 않아요. 세월의 흔적에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진실한 이야기가 담겨 있죠. 저기 매대에 올려진, 붉은색 티셔츠가 보이나요? 아마 2002 월드컵 시즌에 만들어진 응원 티셔츠일 거예요. 우연히 길을 걷는데, 이 빛바랜 응원 티셔츠가 야외 가판대에 놓여 있더라고요. 티셔츠가 얼마나 오랫동안 밖에 있었는지, 햇빛에 노출된 부분이 심각하게 변색돼 있었죠. 구매한다고 하니까, 판매하는 분이 놀라면서, ‘이 쓰레기를 뭐하러 돈 주고 가져가요?’라고 되묻더군요. (웃음)” 김지용은 옷을 판매하는 상인도 쓰레기로 보던 값싼 옷에서 영감받아 ‘팩 티셔츠’를 선보였다. “방법은 간단해요. 진공 팩으로 티셔츠를 포장하고, 포장된 상태로 선블리치 과정을 진행하면 끝이에요.” 티셔츠를 포장한 팩을 진공상태로 만드는 과정에서 주름이 생기는데, 햇빛에 노출된 원단과 달리 주름 아래의 원단은 물이 빠지지 않는다. 결국 팩 티셔츠는 뜯어 보기 전까지는 어떤 형태의 무늬가 생겼는지 디자이너 본인도 확인할 수 없다. 의도성과 의외성이 공존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용킴의 미학이다.

“세월의 흔적에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진실한 이야기가 담겨 있죠.”

김지용이 재해석한 타사 브랜드 제품 3





에디터 서재우
포토그래퍼 맹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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