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영과 김성민의 미감을 만족시키는 의자 컬렉션

A   PERSONA   30

원오디너리맨션·아파트먼트풀 대표,
이아영·김성민

Apr 10, 2025

수만 점의 빈티지 가구를 구입해 판매하는 과정은 이들에게 잠시나마 좋아하는 물건을 소장할 기회를 준다. 일을 하며 점점 물욕이 사라진 것 같다는 부부는 새로 이사한 집을 꾸미며 최대한 단순하게 살기로 마음먹었다. “전자 제품을 제외하곤 가구와 조명 등 모두 빈티지를 사용하는데, 너무 미니멀해서 어찌 보면 단출할 정도예요. 매장에서도 여러 개를 쓰는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의 캔틸레버 체어는 기능에 충실하고 디자인이 간결해 집에서도 사용하고, 평소 화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별도의 화장대 없이 알바 알토 Alvar Aalto 선반을 적당한 높이에 설치해 뒀고요.” 10년 동안 사업을 유지하며 부부의 성향 또한 많은 점이 변했다. 그 과정에서 더욱 공고해진 취향을 그들은 ‘미감의 끝’이라 표현한다. “정말 단순한 디자인이라면 단순함의 끝이길 바라고, 정교한 물건이라면 정교함의 끝판왕 같은 것에 돈을 지불하게 돼요. 많은 것을 보고 구입하고 또 소장하며 얻은 경험의 결과죠.” 마음이 끌리는 조건이 꽤 까다로운 편이지만 반드시 브랜드나 디자이너 제품만 고집하는 않는다는 점도 독특하다. “오늘 인터뷰를 준비하며 소장하고 있는 의자 세 점을 갖고 왔어요. 그중 라운지 체어는 천만 원 정도에 구입했는데, 무명의 것이에요. 취향과 업력이 쌓이며 오히려 디자이너의 이름을 따지지 않게 됐어요. 디자인 자체를 보는 눈을 갖게 됐죠. 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치르며 이름 없는 누군가의 가구를 살 수 있었던 건 미감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일 거예요.”

“정말 단순한 디자인이라면 단순함의 끝이길 바라고, 정교한 물건이라면 정교함의 끝판왕 같은 것에 돈을 지불하게 돼요. 많은 것을 보고 구입하고 또 소장하며 얻은 경험의 결과죠.”

이아영, 김성민의 삶을 채우는 빈티지 체어 3


그린 벨벳 라운지 체어, 1950s

감도가 높은 프랑스 친구의 집에 오랜 시간 놓여 있던 이름 없는 의자다. 첫눈에 반해 몇 번을 조른 끝에 소장하게 됐는데 ‘내가 이 의자에 대한 마음이 정리되면 말해 줄게’라는 답을 듣고도 1년을 기다린 끝에 구입할 수 있었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의자의 시세를 알 수 없어 친구가 아쉽지 않을 만큼의 꽤 큰 금액을 치르며 한국에 가져올 수 있었다.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아름다움’ 밖에 없었기에 오히려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구입했던 대상이다.


베르나르 브루니에 체어, 1960s

유리를 섬유처럼 가늘게 뽑은 파이버글라스 Fiberglass는 찰스 & 레이 임스 Charles & Ray Eames 디자인 체어에서 익숙하게 보이는 소재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섬유 조직이 변화해 멋스러움이 더해지는 특유의 텍스쳐를 좋아하는데, 베르나르 브루니에 Bernard Brunier 체어 역시 파이버글라스를 재료로 한다. 임스 체어와는 달리 빛이 투과될 정도로 얇아 유약한 만큼 섬세하다. 부피감에 알맞은 슬림한 디자인 베이스를 지녀 비례감 또한 뛰어난 체어다.


도널드 저드 체어, 1980s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디자인을 오랜 시간 접하다 보면 이런 ‘꾸밈 없는’ 체어에 눈이 트이게 된다. 도널드 저드 Donald Judd의 체어는 아파트먼트풀의 위탁 서비스인 마켓을 통해 입고됐는데, 개인 소장을 위해 구입했다. 미니멀리스트가 만든 체어답게 단순한 아름다움이 극적인 느낌을 주며 하나의 작품과 같은 오라 aura가 담겨있다.


에디터 이은경
포토그래퍼 박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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