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일정 기간 한 방향으로 달리다 각자 목적지에 내려야 하잖아요. 매뉴얼 버스는 계속 나아가 각자가 내릴 때 그리던 모습의 풍경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이성균이 2023년을 보내며 쓴 연말 편지의 내용 일부이다. 매뉴얼 그래픽스의 성장을 버스로, 이성균을 운전기사로 빗대어 설명하면, 그는 운전부터 버스를 수리하고, 더러운 얼룩을 씻어내는 일까지, 차를 운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일을 도맡았다. 15년이 지난 지금, 그의 역할은 명명하다. 맨 앞좌석에서 운전대를 붙잡고 방향을 정하는 것. 이성균은 좀더 오래 안정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해 일과 쉼의 균형을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예전에는 '남들 일하는데 내가 쉰다면 직원들이 나를 신뢰할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요, 쉬지 않고 일하니 마음도, 몸도 무너지더군요. 지금은 회사에서 제 역할이 방향을 잡는 자리라는 걸 분명히 알기에 쉴 땐 온전히 쉬고, 일할 땐 더욱 집중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과 거리를 두며 홀로 보내는 시간은 긴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운동 또한 그가 선택한 쉼의 방식 중 하나다. 20대부터 꾸준히 축구로 체력을 길러온 그는 2024년부터 매일 저녁, 동네를 내달리며 꾸준함을 다지고 있다. 목표야 생기기도, 없어지기도 하지만, 오래 안전하게 달리겠다는 생각은 첫 걸음을 내딛던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