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이 콘텐츠를 통해
배우는 태도

A   PERSONA   51

퍼블리 창업자·비즈니스 칼럼니스트,
박소령

Oct 23, 2025

박소령은 콘텐츠를 사랑한다. 책, 만화부터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까지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본다. 콘텐츠에서 얻은 영감이나 인사이트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과 블로그에 성실하고 꼼꼼하게 기록한다. 그는 자신의 취향을 ‘잡식성’이라 설명하지만, 박소령이 좋아하는 장르적 세계는 분명하다. 소수의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대의를 위해 일하는 서사에 크게 감응한다. 때로는 냉정적으로 판단하고, 때로는 불처럼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등장 인물들로부터 ‘얼음’과 ‘불’ 같은 태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배워나간다.

박소령의 냉정과 열정의 태도를 배운 콘텐츠 5


<가난한 찰리의 연감>

저자가 평생에 걸쳐 투자를 통해 배운 모든 지식을 집대성한 책이다. 퍼블리를 운영하는 10년 동안 책에서 지적한 수많은 인지 편향의 오류에 빠져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만 헤맨 건 아니라는 사실에 큰 위로를 받았다. 잘못된 선택을 피하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이성적이고 냉정한 책이다. 박소령은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실패를 통과하는 일>도 못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윙>

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대통령과 소수 정예의 참모진들이 펼치는 정치극이다. 대학교 때 처음 작품을 보고 당시는 ‘언젠가 저 세계에 들어가고 싶다’라는 꿈을 키우기도 했다. 국가와 세계를 위해 협업하고, 갈등을 마주하고, 설득하면서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작품 속 등장 인물들을 오래 동경했다. 지금도 동기 부여가 필요할 때 다시 보며 마음의 불을 지핀다. 그들처럼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어진다.


<진격의 거인>

퍼블리의 매각이 한참 진행되어 앞이 캄캄하던 시기에 작품을 접하게 됐다. 작품 속 등장하는 조사병단이 박소령의 롤모델이다. 미지의 세계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라도 인간들이 살 수 있는 땅을 찾기 위해 극한의 세계로 앞장서 나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처럼 타오르는 용기와 책임감을 가진 채로 뒤로 숨지 않는다. 작품을 보면서 그 또한 극한의 상황에서 최전선에서 용기 있게, 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스포트라이트>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과 교회의 조직적 은폐를 폭로한 ‘보스턴 글로브’지 소속 탐사보도팀 ‘스포트라이트’의 활약기를 담은 영화다. 팀에 새로 부임한 편집국장이 과거에 진실을 외면했던 기자들이 뒤늦게 후회하자,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울림을 주었다. “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언젠가 박소령도 이 팀처럼 유능하면서도, 사려 깊은 동료들과 일하는 날을 꿈꾼다.


<왕좌의 게임>

다양한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 이입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산사라는 캐릭터에 공감을 가장 많이 했다. 예측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깨닫고, 북부의 여왕(The Queen in the North)이 되겠다는 결정을 주체적으로 내린다. 결심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까지 설득해낸다. <얼음과 불의 노래>라는 원제에 빗대보면, 산사는 얼음에 가까운 인물이다. 불같은 성격의 박소령이 갖지 못한 어른스러움과 예리함을 가졌다. 그는 얼음 같은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에디터 최선우
포토그래퍼 맹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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