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오가 거주하는 한옥은 세월이 켜켜이 쌓아 올린 건축물답게 그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회화, 판화,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실험을 지속한 조각가 키키 스미스 Kiki Smith의 작품에 매료돼 그의 에디션을 구매한 것이 예술 작품을 소장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당시에 구매한 에디션은 제가 애정하는 사이먼 후지와라 Simon Fujiwara 작품과 같이 지하 공간에 놓여 있습니다.” 양태오의 한옥엔 특정한 시대와 작업의 범주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성향의 작품들이 놓여 있는데, 외부인의 시선으로 볼 때는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존재처럼 보인다. 안뜰에는 푸른빛이 감도는 유리벽돌 조형물이 주변 풍광을 흡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프랑스 설치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 Jean-Michel Othoniel의 작품 'Wonder Block'이다. 주변의 물성과 대치하는 소재임에도 이질감 없이 공간에서 자연스레 빛을 발산하는데,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자세야말로 그가 한옥에서 생활하며 배운 지혜이다. “조선시대의 소반과 꽃병이 놓인 공간에 영국의 현대미술 작가인 올리버 비어 Oliver Beer의 작품을 두거나, 동양 철학으로 구현한 미니멀리즘을 선보인 이우환 선생님의 1979년 작품 '선으로부터'를 신라시대 토기와 같은 공간에 두는 것처럼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어우러지게 ‘페어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